팀장님 몰래 하는 연애

팀장님 몰래 하는 연애

By 강은서

romance · 2026-04-23

장하윤은 미래 F&B 마케팅팀 3년 차 사원이다. 그녀는 팀장 차학연에게 신제품 홍보 기획안으로 혹평을 듣고 해고 위기에 놓인다. 동료 남주혁은 강 팀장이 장하윤에게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고, 야근 중 강 팀장이 장하윤에게 충격적인 고백을 하려 한다.

1장

팀장님 몰래 하는 연애

“장하윤 씨, 잠깐 내 방으로 와봐.”

팀장님의 싸늘한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흘러나왔다. 심장이 쿵, 하고 발밑으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또 무슨 잘못을 한 걸까? 지난주 보고서에 오타가 있었던가? 아니면 클라이언트에게 보낸 메일에 실수가 있었던가? 불안감이 온몸을 휘감았다. 숨을 깊게 들이쉬고 내쉬며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려 노력했다. 팀장실로 향하는 발걸음은 마치 사형장으로 향하는 죄수의 그것과 같았다.

강남 한복판에 우뚝 솟은 대형 유리 빌딩, 그 안에서도 가장 높은 층에 자리 잡은 ‘미래 F&B’ 본사. 이곳은 대한민국 식품 업계를 선도하는 대기업이었다. 그리고 나는, 미래 F&B의 마케팅팀에서 3년 차 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장하윤이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는 대기업이지만, 현실은 야근과 스트레스, 그리고 끊임없는 경쟁으로 점철된 전쟁터와 같았다. 특히 마케팅팀은 실적 압박이 심하기로 악명이 높았다.

팀장실 문 앞에서 다시 한번 심호흡을 했다. 노크를 하고 “들어오세요”라는 팀장님의 짧은 대답에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섰다. 팀장님의 책상 위에는 내가 지난주에 제출했던 신제품 홍보 기획안이 펼쳐져 있었다. 불길한 예감이 더욱 강하게 엄습해왔다.

“장하윤 씨, 이거… 정말 최선이라고 생각해서 제출한 거야?”

차학연 팀장님의 날카로운 질문에 나는 침을 꿀꺽 삼켰다. 차 팀장님은 냉철하고 완벽주의적인 성격으로 유명했다. 그의 눈에 들기 위해서는 그 누구보다 뛰어난 기획력과 실행력을 보여줘야 했다. 하지만 내 기획안은 그의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했던 모양이다.

“팀장님, 부족한 점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수정하겠습니다.”

최대한 침착한 목소리로 대답했지만, 내심 불안함을 감출 수 없었다. 차 팀장님은 잠시 침묵하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수정? 수정해서 될 문제가 아니야. 장하윤 씨, 솔직히 말해서… 이번 기획안은 완전히 실패작이야. 도대체 뭘 생각하고 이런 걸 만들어 온 건지 이해가 안 돼. 미래 F&B의 이미지를 이렇게 깎아내릴 셈이야?”

차 팀장님의 독설에 나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3년 동안 밤낮없이 노력해왔지만, 결국 나는 그의 눈에는 그저 그런 평범한 사원일 뿐이었던 걸까.

“이번 기획안은 처음부터 다시 작성해.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 아침까지 제출해. 이번에도 이런 식으로 해오면… 알지?”

차 팀장님의 마지막 말은 굳이 듣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해고’라는 단어가 그의 입 밖으로 나오지 않았을 뿐, 그 의미는 너무나 명확했다. 나는 고개를 숙여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팀장실을 나왔다. 터덜터덜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눈물이 왈칵 쏟아질 것 같았다. 하지만 나는 울 수 없었다. 아직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았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까지 새로운 기획안을 완성해야 했다. 그리고… 차학연 팀장님에게 실력을 인정받아야 했다. 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까? 막막함과 절망감이 나를 짓눌렀다.

그때, 내 옆자리에 앉은 동기, 남주혁이 조용히 말을 걸어왔다.

“장하윤아, 괜찮아? 안색이 너무 안 좋아 보여. 혹시 팀장님한테 또 혼났어?”

나는 애써 괜찮은 척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주혁이는 내 표정을 읽었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잠시 후, 주혁이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장하윤아, 혹시… 차 팀장님, 너한테 개인적으로 무슨 감정 있는 거 아니야?”

주혁이의 말에 나는 어리둥절해졌다. 개인적인 감정? 차 팀장님이 나에게? 말도 안 된다. 그는 언제나 냉정하고 이성적인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의 차가운 눈빛과 날카로운 말투를 떠올리니, 정말로 개인적인 감정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의문은, 곧 충격적인 진실로 이어질 줄은 그때는 상상도 못했다.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난 시간, 텅 빈 사무실에서 홀로 야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누군가 내 어깨를 톡톡 두드렸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차학연 팀장님이 서 있었다. 그의 손에는 따뜻한 커피 두 잔이 들려 있었다.

“장하윤 씨, 잠깐 얘기 좀 할까?”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나는 더욱 혼란스러워졌다. 대체 그는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걸까? 그리고… 그가 내게 숨기고 있는 진실은 무엇일까? 차학연 팀장님의 눈빛이, 그 어느 때보다 깊고 짙게 느껴졌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감춰왔던 비밀을 털어놓으려는 사람처럼 보였다. “저, 팀장님… 무슨…” 내가 말을 채 끝맺기도 전에, 차학연 팀장님이 나를 향해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장하윤 씨, 사실… 나는….”

2장으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