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장님 몰래 하는 연애

Chapter 3 — 바닥에 떨어진 핏빛 향기

차가운 형광등 불빛 아래, 마케팅팀 사무실은 텅 비어 있었다. 어젯밤 차학연 팀장의 흔들리는 눈빛과, 낯선 여자가 떨어뜨린 투명한 액체의 잔상이 장하윤의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액체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여자는 누구였는지. 의문투성이인 채, 그녀는 자리로 돌아와 노트북을 켰다.

"김하늘 대리님, 혹시 아까 오신 여자분… 팀장님이랑 아는 사이인가요?"

옆자리에 앉아 있던 김하늘 대리가 어깨를 으쓱였다.

"글쎄요? 처음 보는 분 같았는데. 꽃다발은 팀장님 앞으로 주시더라고요. 근데 팀장님이 좀 당황하신 것 같기도 하고…"

당황?

그 말에 하윤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차학연은 왜 당황했을까. 낯선 여자와 차학연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어젯밤, 자신에게 하려던 말은 또 무엇이었을까. 모든 것이 뒤엉켜 머릿속은 더욱 복잡해졌다.

그때, 팀장실 문이 열리고 차학연이 나왔다. 그의 얼굴은 어젯밤처럼 감정을 억누른 듯 무표정했지만, 하윤과 눈이 마주치자 아주 잠깐, 미세한 떨림이 스쳐 지나갔다.

"장하윤 씨."

낮고 차분한 목소리. 하윤은 저도 모르게 숨을 죽였다.

"어젯밤 기획안 피드백, 마저 하도록 하죠."

그는 다시 업무 이야기로 돌아왔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지만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해 보였다. 하윤은 그의 곁을 맴도는 낯선 여자의 잔상과, 차갑게 식은 서류 더미 사이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차학연의 진짜 의도를 알아내야 했다. 단순히 업무적인 관계인지, 아니면 그가 어젯밤 보여주려 했던 다른 감정들이 있는 건지. 그는 왜 그런 혼란스러운 태도를 보이는 걸까.

차학연은 하윤을 지나쳐 탕비실로 향했다. 물을 따르는 그의 손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그는 낯선 여자가 떨어뜨린 액체가 묻은 바닥을 힐끔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다시 하윤에게 시선을 돌려,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그가 쥐고 있던 컵에서 무언가 액체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마치 핏방울처럼 붉은 액체였다.

"팀장님…?"

하윤의 떨리는 목소리가 사무실을 울렸다. 차학연은 굳은 표정으로 바닥에 떨어진 붉은 액체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낯선 여자가 떨어뜨린 액체와는 다른, 짙고 선명한 붉은 색이었다.

그 순간, 남주혁이 하윤의 어깨를 툭 치며 속삭였다.

"저거, 팀장님 코피야. 장하윤 씨 때문에 또 그런 거 같아."